3부 이후로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네요. 항상 써야지 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반성중입니다) 미루다 보니 ㅡ.ㅡ 아무튼 4부 나갑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10.23 참, 23일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저번에 빼먹은 이야기가 있다. 22일이 행사 시작일이었는데, 이 날부터는 표가 있어야 들어갈 수가 있다. 그런데 전 날(21) 행사장 세팅하면서, 부스 업체당 티켓은 22일 아침에 일괄적으로 받기로 한 상태여서 그렇게 알고 22일 아침 행사장을 찾았는데, 전화가 안되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로밍폰들이 행사장 내부에서 안 터지는 거였다. 수신율이 안 좋은지) 암튼 전화는 안 되지, 경비원들이 표 없이는 절대 못들어간다고 하지.. 그러다가 짧은 영어로 '내가 여기 행사 부스하러 가야 되는데 표가 안에 있다, 표를 가지고 올 테니 대신 이것을 맡기겠다' 라고 하며 로밍폰을 주었다. 다행히 오케이 해서 핸폰을 맡기고 부스에 가서 협회 분으로부터 표를 받고 다시금 게이트 가서 찾아왔다. 내년에 갈 때는 이런 점을 미리 생각하고 가야겠다(까먹을까바 이렇게 적어놓는 것). 다시 23일로 돌아와서, 이날부터 엄청 바빠져서 사진을 거의 못 찍었다. 그리고 다른 업체 부스들도 구경도 못하고, 내내 아스루스 게임 설명만 한 것 같다. 진짜 내년에는 아르바이트를 좀 써서라도 다른 부스 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제품 홍보도 중요하지만 다른 업체들을 보며 동향도 보고 견문을 넓힐 필요가 있는데, 혼자서 하다보니 그런 것을 놓치게 되어 안타까웠다. 이 날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는데, 행사장에서 몇가지 느낀 것은 보다 원활한 홍보와 고객들의 만족? 재미?를 위해서 투자가 필요한 점들이 눈에 보였다. 물론 자금이 좀 더 있어야 가능하지만 - 그동안은 좋은 게임을 만드는데 주력해야겠지. 피스크래프트라는 메이커의 브랜드화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것과 그와 더불어 종이봉투, 카탈로그, 티셔츠, 혹은 인형이나 뱃지 등과 같이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물건에 회사의 로고나 그림을 넣어서 제공하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메이져 업체들에서는 다 하고 있는 거지만, 그게 괜히 퍼주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 외에 사람들의 동선을 예측해서 테이블 위치나 숫자를 조정하거나 배너, 동영상을 활용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얻었다. 전시회를 다니면서 수정 사항들을 체크해서 조금씩 낫게 만들어 봐야겠다. 일하다 보니 어느덧 고맙게도! 독일 친구들(알렉스와 크리스토퍼)이 나를 데리러 왔다. 차 태워줄테니까 같이 집에 가자고.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 알렉스가 알리와 통화하더니 나에게 '같이 볼링 치러 갈래?' 라고 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망설임 없이 '야(ya)'해버렸다. 나도 노는 걸 좋아라 하니깐 ㅎㅎ - 여담인데, 열흘 간 독일에서 ya(=yes)라는 말을 많이 쓰다보니 최근에도 가끔 영어 쓸 때 ya라고 대답할 때가 있다 - 알리와 일행들이 이미 레스토랑에 가 있다고 해서 우리는 차를 근처에 주차하고 걸어갔다. 밤 늦은 시간에 낯선 타국의 거리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거닐고 있자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마치 내가 이방인이 아닌 우리 동네를 활보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 그렇게 서로 잘 알아듣진 못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농담 따먹기도 하면서 - 예를 들면 이런 얘기들. Q 여긴 왜 신호등에 빨간 불이 두개나 있어? A 그건 빨간 불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 파란불은 고장나도 위험하지 않지만, 빨간불은 하나 고장나도 하나가 켜져 있어야 해. Q 여긴 무슨 거리야? A 여긴 ㅇㅇㅇㅇ거리인데, 예전 장군의 이름을 따서 만든거야. 그리고 블라블라(사실 잘 못알아들음)~ Q 넌 역사에 관심이 참 많구나. A 사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드문데, 난 역사 공부가 재미있어. 그리고 블라블라(역시 잘 못알아들음)~ 보면 알겠지만 난 간단한 몇 마디 질문만 ㅡ.ㅡ 던지면 그 친구가 계속 이야기를 한다. 덕분에 심심친 않았는데, 잘 못알아들으면서 중간중간 '아 정말?'이러면서 호응해주곤 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사소한 농담도 되게 즐거워하는 것 같다. 음.. 이를테면 내 식의 유머가 통한다는 건데,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독일 친구가 운전하는 트럭에 타고 있는 상황, 그런데 노면에 트램 선로가 있다. 나: 우왓, 우리 지금 트램을 타고 있어~ 독일 애들 폭소. 그러더니 트램 선로를 따라다닌다 ㅡ.ㅡ 또 같이 게임을 하는데, 나: 나한테 아무 캐릭터나 가져오는 카드가 있어 사실 없다. 모두들 알기 때문에, 이 한마디를 던지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난 여기 있는 돈을 다 가져오는 카드가 있어. 내건 무적 캐릭터야. ... 난 이 게임을 무조건 이기는 카드를 갖고 있어 ㅡ.ㅡ 까지 암튼 30여분간 쌀쌀한 거리를 이런저런 이야기와 농담따먹기로 걸어가다 보니, 볼링 머시긴가 하는 간판이 보였다. 단지 볼링장이 아니라 레스토랑을 겸하는 곳이었다. 들어가 보니 이미 일행들이 앉아서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새로운 친구들도 보였는데, 알리가 나를 소개하면서 '얘는 TAN 이야. 멋진 친구지!' 라고 했다. Tom 이라고 알려주어도 계속 Tan 이라고 부른다. Tan Tan 이렇게 두번씩. 내가 모자를 세개를 가지고 가서 날마다 다른 걸 썼더니 'Hat man'이라고도 불렀다. 터키쉬인데 정도 많고 왠지 한국인이랑 성격이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 이 날 저녁은 독일 친구들의 추천에 따라 (이름은 까먹었다) 닭요리를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나랑 이야기하기를 즐겼던 알렉스(알렉산더)라는 친구는, 팁을 주는 방법이라던지, 음식을 먹고 나이프를 오른쪽 위로 놓으면 '매우 만족' 오른쪽 아래로 놓으면 '그럭저럭 만족' 등등 뭐 이런 정보들을 알려주었다. 사려가 깊은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알려주는 걸 즐거워하는 듯 하다. 뭐 덕분에 '매우 만족'으로 나이프를 놓고 팁을 많이 준 것 같긴 하지만.. 여기엔 TV에서만 보던 화장실 앞에서 돈 받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공중 화장실 같은데에는 저금통이 있다) 그래서 혼자 안가고 독일 친구가 화장실 갈 때 같이 갔다. ㅎㅎ 저녁을 먹고 나서 바로 옆에 볼링 레인에 가 보니 이미 다 팀을 짜 놓았다. 역시나 내 이름은 TAN 으로 되어 있군. 우리 팀에 한 명이 볼링을 칠 줄 모른 다고 해서, 세 명이서 번갈아 가며 그 친구 것을 쳐 주었다(그런데 이 점수가 의외로 높았다). 난 볼링을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거의 안 쳤는데, 에버리지도 대충 100 조금 넘는 정도 였지만.. 어쩐지 이 날은 무지 잘 맞았다. 이 날 4게임을 연속으로 쳤는데(이놈들 전투적으로 노는구나) 에버리지가 120점 정도 나오는 것이었다. 바로 우리팀의 에이스로 급부상 ㅡ.ㅡ 내가 잘 하니까 얘네들 되게 좋아한다. 역시 노는 것도 배워두면 다 쓸모가 있어.. 결국 우리팀이 전체 1등, 나는 개인 2등을 했다. 난 일등하면 게임비 안낼 줄 알았는데, 얘네들은 그냥 등수만 매기고 다 더치페이 한다. 괜히 열심히 했어.. ㅎㅎ 그래도 무지 재밌었다. 세 명이서 네 명분을 치려니 좀 피곤하긴 했지만~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맥주와 함께(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거였는데 이름을 까먹음) 몇몇이 모여서 먼치킨 게임을 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 그리고 내일 일정을 위해 - 잠시 후에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하지만 재미있었던 하루 ^^ 10.24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다들 일찍부터 채비를 한다. 'Let's go to the hell' 오늘(토요일)이 제일 바쁜 날(Hell Day)이란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나도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선 출발했다. 포스팅 제목이 '아스루스와 함께한 사람들'인데 이제서야 이 사람들이 나오는 구나. 정말이지 오늘은 바쁜 하루였다. 하지만 즐겁게 게임하는 모습들을 보니 즐거웠다. ![]() 저 여자 나보다 키가 컸다 ㅎㄷㄷ 물론 힐을 신었지만 나도 작은 키가 아닌데.. 무서운 독일인들 -- ![]() 매우 즐겁게 플레이 하던 친구들. 오랫동안 앉아 있길래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정도로 보인다. 더 많은 사진은 포토로그에! 이 날은 한국보드게임협회 사람들과의 회식이 예정되어 있어서, 독일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하였다. 행사 마감 후, 차이니즈 레스토랑에 갔는데, 뷔페식이라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 맛있었지만 메인 요리들이 전반적으로 짜서 좀 아쉬웠다. 독일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서, 내가 술을 잘 못마셔서 자주 마신 음료가 있는데 - 바로 비터레몬(bitter lemon). 약간 씁쓸하면서도 단 맛이 아는 탄산음료인데, 어느 식당에 가나 있어서 자주 마셨다. 꽤 맛있음. 회식을 마친 후, 비저너리의 이동훈 사장님과 제이드님이 핀란드 퍼블리셔 사람들과 함께 있다기에 가 보았다. 빨간머리의 핀란드 친구를 만났는데, 신기하게도 나랑 생일이 똑같았다. 3.21 이 양자리의 첫 시작일인데, 양의 머리라고 하길래 물어보니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정말 양이랑 좀 닮았더군..(포토로그에 사진 있음) 밤 늦게 술자리가 끝나고 이동훈 사장님과 제이드님이 함께 묵는 숙소에 갔다. 한국인이 민박을 준 곳이었는데, 주인은 없고 손님이 알아서 머물다 가도록 배려해 놓았는데.. 공간마다 포스트 잇으로 설명을 붙여놓은 세심함에 감탄했다. 같이 게임을 하기로 했지만 피곤한 탓에 다들 잠들어버렸다. 10.25 드디어 행사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니 집의 창문에서 교회인지 성당인지 햇살을 받은 모습이 보이는데 매우 멋졌다. 어제 늦게 잔 탓인지 늦잠을 자 버려서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왔다. 아침부터 춥네.. 독일인인지 현지인 한 명이 가게 앞에서 누굴 기다리는지 서 있다가 우리에게 시간을 물었다. '9시 30분' 이라고 알려주고 나서 지하철을 타기 전에 빵집에 들어갔는데.. 빵집 시계가 8시 30분인 것이다. 뭐지? 하면서 물어보니 오늘부로 섬머타임 끝났다고. 아까 그 청년 미안. 암튼 갑자기 한 시간의 여유가 생겨버려서 느긋하게 빵과 커피를 먹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지난 3일간 너무 바빴기 때문에, 오늘은 다른 퍼블리셔도 만나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조금 돌아다녔다. 가장 반가웠던 사람은 이 사람. ![]() 한국에 대한 관심이 꽤 많았다. 그리고 다른 게임 디자이너들과 만나 얘기도 하고 서로의 게임을 교환하기도 했다(싸인도 받고ㅎㅎ). ![]() (저의 어설픈 윙크는 이해해주세요;;) ![]() 더 많은 사진은 역시나 포토로그에~! 이 날은 행사 마감하고 정리하느라 늦게 끝났다. 밤 9시 정도.. 일 끝나고 그동안 수고한 알바생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식사 후 호스텔로 돌아오니, 호스텔 주인이 어제 안들어와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 난 별 생각 없었는데 오히려 그런 걱정을 해 주니 고마웠다. 다음부턴 미리 알려주겠다고 했다.ㅎㅎ 그리고 원래 호스텔 숙박이 오늘이 마지막이었는데, 오늘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어제 안들어와서 그런지 추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 정말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 전시회가 다 끝났지만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겠고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호스텔에서의 마지막 밤을 추억하며 샤워를 하고선 잠자리에 들었다. 왠지 어제 외박하고 집에 돌아온 것 처럼 아늑함이 느껴진다. to be continued.. <시리즈 보기> 독일 고고~! <1부> 두둥~! 독일 입성! <2부> 에센 국제 보드게임 박람회 <3부> People with ASRUS at Essen <4부> 이글루스 가든 - 보드게임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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